재밋는이야기

위암의 유전과 헬리코박터 균

클릭의힘 2010. 1. 11. 15:02
위암도 유전인가요?  
  위암의 유전성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가지 접근 방법이 있습니다. 역학적인 면에 대한 연구와 분자생물학적인 면에 대한 연구입니다. 역학적인 면에서는 이미 19세기 초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유배생활 중에 위암으로 죽은 나폴레옹의 집안에 무려 9명(나폴레옹 포함)이나 되는 위암환자가 있었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되어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 일본, 중국에 국한된 위암의 높은 빈도 등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역학적인 연구에 있어서의 문제는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는 환경적인 요인과 맞물려서 유전적인 요인에 대한 실마리를 따로 추정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1998년 뉴질랜드의 오타고 대학 Guilford 등이 Nature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뉴질랜드 원주민 부족 가운데 위암이 집단적으로 발병하는 부족이 있어서 유전자 분석을 해 본 결과 E-cadherin이라는 유전체의 변이가 관찰되었다고 발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병원에서 같은 실험으로 해 보았지만 가족성이 의심되는 5가족 가운데 2가족에서만 같은 유전자 변이를 보였을 뿐입니다. 현재 다른 여러가지 암에서도 일반적으로 10~20% 정도의 유전성 성향이 보고되고 있고 굉장히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세위암연구회에서도 역학적인 면에서의 조사를 해 보았을 때 위암 환자 가족중에 위암이 있는 경우 비교적 조기에 위암이 발견되는 경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암에서도 유전성 경향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에 가족들은 좀 더 경계심을 가지고 자주 점검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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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리코박터 균에 관하여  

Helicobacter pylori 균의 가족간 감염에 관해 질문이 있어 여기 저기 자료를 찾아보다가 고려대학교 병리학교실 이대일교수님의 홈페이지에 자세하고 알기 쉽게 정리된 내용이 있어 인용합니다. 그래도 의사가 아닌 분들이 읽기에는 난해한 부분이 있어 쉬운 부분만을 인용했습니다. 홈페이지 상단에 일반에 자료를 공개하신다고 하여 인용에 관한 허락은 받지 않았습니다.

H. pylori의 특성
개발도상국의 인구의 70-90% 그리고 개발국 인구의 25-50%가 H. pylori보균자이며 감염시기는 소아기이다. 위염증상이 없는 한국인 1204명의 H. pylori 보균실태를 조사한 자료(이광호 등,한국인의 위염 원인균 H. pylori 보균실태, 대한미생물학회지 25권6호, 1990)에 의하면 보균율은 생후 7-9개월군은 13%이나 5-6세군에 이르면 50%에 달하고 7세군은 성인과 같은 수준인 90%를 보인다. 이 자료로 미루어 한국인은 7세이전에 인구의 90%가 감염되고 감염은 평생 지속됨을 알 수 있다. 전파경로는 보균자의 대변에서 비보균자의 입으로 가는 변-구강의 길을 밟는 것으로 추측된다. 매개체(보균숙주에서 다음 숙주로 질병을 옮기는 곤충)가 없는 점으로 보아 직접감염으로 생각하지만 파리가 매개체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근거없는 추론으로 판명되었다.

인간과 H. pylori의 편리공생: 개발국(미국과 북구라파)의 경우 성인의 보균율은 30-50%이다. H. pylori는 urea분해효소(urease)를 분비하는 그람음성 간균으로 전세계에 분포하며 사람의 위에 서식한다. 이들은 인류의 위에서 인류와 같이 진화하며 인류의 이동에 동행하고 편리공생을 도모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편모를 이용하여 위벽을 덮고 있는 점액층을 통과하고 편모 끝 갈고리(hook)를 이용하여 점액을 분비하는 위점액세포 표면에 단단히 결합한다. 이들 H pylori는 결코 조직에 침입하지 않는다. 이들은 위점막을 보호하는 점액층과 위점막표층세포 사이에 안식처를 마련한다. 벽세포는 염산을 분비하지만 이에 대항하여 이들은 urease를 분비한다. 이들이 분비한 urease는 urea를 염산을 중화하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한다. 이곳(미세환경)에서 이들은 번식하고 집락(colony)를 형성한다. 이들은 타 미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버려진 지역을 이들만이 생존할 수 있는 보금자리로 개척한 것이다. 이는 마치 북극에서 에스키모가 북극의 상징인 얼음 위에 얼음으로 집을 짓고 북극의 상징인 곰을 사냥하여 영양을 섭취하고 북극곰의 상징인 털코트를 빼앗아 입고 가족과 부족을 일구는 것과 다름이 없다. 추위에 지친 사냥군과 배가 몹시 고픈 곰이 마주친 적이 있었다. 사냥군이 곰에게 말한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네 털 코트를 내가 입어야겠다." 그러자 곰이 말한다. "무슨 소리, 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너를 먹어야겠다." 결국 둘이 다 만족스러운 타협을 한다. 사냥군은 원하던 털코트를 입었고 곰은 주린 배를 채웠다. 사냥군이 곰의 위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인간과 H. pylori의 관계악화(기생): 소아기 H. pylori감염 후 대부분의 보균자(80%)는 성인이 된 후에도 위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상황은 인체에 이해가 없지만 미생물에는 이로운 편리공생(commensalism)에 해당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보균자의 20%에서 문제는 심각해진다. 보균자의 20%는 성인이 된 후 만성활동성위염이 위축성위염으로 진행한 뒤 십이지장궤양, 위궤양, 위선암 또는 위림프종 중 하나로 발전한다, 이로 미루어 성인이 된 후 일부 보균자와 H. pylori간의 상호관계는 편리공생에서 기생(parasitism)으로 전환됨을 알 수 있다. 성인이 된 후 둘 사이의 관계가 악화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둘 사이 관계를 악화시키는지 아무도 모른다. 술과 담배를 생각하지만 관계가 없다(Russo 등, 1999, Kamada 등,1999). 소아에서 성인으로 성숙은 성호르몬을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H. pylori와 남성호르몬의 관계를 조사한 보고는 이 시간까지 없고 임신 중 H. pylori감염보고는 있다(Lanciers 등,1999). 또한 임신오조(임신 중 악성 구토)를 호소하는 임산부군(105명)의 90.5%가 H. pylori양성임에 반하여 건강한 대조임산부군(95명)의 H. pylori양성율은 46.5%(성인 여성 평균치)이고 임신오조군의 항체역가가 대조군에 비하여 3배나 높은 점(Frigo 등,1998)으로 미루어 일부 보균자의 임신(내분비의 현저한 변화)은 편리공생을 기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위염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빈도가 높다. 그리고 임신을 하는 남성이 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남성호르몬과 H. pylori의 관계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편리공생에서 기생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환자에 따라 다르며 사춘기와 밀접한 관계가 없는 점으로 미루어 성호르몬은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H. pylori 위염과 장형화생: 성인과 H. pylori의 관계가 편리공생에서 기생으로 악화(전환)된 이유는 모르지만 진행은 알고 있다. H. pylori는 숙주가 성인이 되면 그동안의 얌전한 성격에서 성난 황소처럼 날뛴다. 이들은 중성구활성단백과 지다당류(lipopolysaccharide, LPS)를 분비하여 급성위염을 일으키고, 세포독성유관유전자(cytotoxin-associated gene, cagA)산물 CagA와 소포형성세포독유전자(vacuolating cytotoxin gene, vacA)산물 VacA를 분비하여 위점액(표면상피)세포에 손상에 의한 소화성궤양을 유발하고, 단백분해효소와 인지질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위점막표면을 보호하는 점액층을 파괴한다(Bruce 등,review,1997 Covacci 등,1999). 점액층을 파괴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염증이 진행시 위산을 분비하는 벽세포의 수적 감소는 무염산증(achlorhydria)을 초래하므로 H. pylori는 더 이상 점액층이 필요없기 때문인 것 같다. 오히려 점액층은 이들의 활동에 거리끼는지도 모른다. H. pylori는 점액세포를 파괴하고 숙주는 열심히 세포분열하여 손상부위를 수리한다. H. pylori와 숙주간의 끝없는 파괴와 수리의 반복은 숙주로 하여금 최후의 카드를 내밀게 한다. 최후의 카드를 장형화생(intestinalization)이라 부른다. 위상피세포와 장상피세포는 기능과 모양이 다르다. H. pylori는 위상피세포 표면에선 생존할 수 있지만 장상피세포 표면에선 생존이 불가능하다. H. pylori의 편모 끝에 있는 갈고리를 걸 수 있는 수용기가 장상피세포에는 없기 때문이다. H. pylori의 세포파괴를 충분히 경험한 숙주는 세포증식 능력이 강하고 H. pylori가 발 붙일 수 없는 장형상피세포를 생산하여 손상부위를 땜질한다. 숙주는 장형상피세포로 손상부위를 땜질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고 있지만 이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위의 장형화생은 위암의 불씨가 된다. H. pylori감염과 관련된 위선암 병소의 주변에 장형화생이 관찰되는 점으로 보아 장형화생에서 위선암으로 이행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H. pylori보균자의 1%만이 위선암으로 진행하고 그 시기는 숙주의 생식능력이 퇴화한 후(40-50세)에 대부분 발생한다. 생물학적으로 숙주는 생식을 위해 존재하고 최소한 지푸라기를 들 수 있는 힘만 있어도 남자 구실을 할 수 있다. 숙주는 갱년기 이전까지 당장 번식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장형화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잠시 머리를 식힐 곳으로 북악산 팔각정이 있다. 개축한 팔각정에는 "구름속의 산책"이라는 커피숍이 있다. 분위기는 차분하고 Kenny G의 가락이 은은히 흐른다. 그러나 구름은 주위에 없다. 저 멀리 가을하늘 높이있다. 하기사 붕어가 없어도 붕어 빵이라 부르는데 구름이 없는 이 커피숍에 "구름속의 산책"이라는 간판을 건들 누가 탓하랴. 문제는 북악산을 덮고 있는 나무다. 온통 아카시아로 북악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오래 전에 사람들이 소나무를 무차별 벌목하였다. 산은 계속 어린 소나무로 빈 자리를 채우지만 사람의 손을 따라갈 수 없다. 결국 산은 번식이 빠른 아카시아로 대신한다. 이제 사람의 손은 아카시아를 건드리지 않는다.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북악산에 아카시아형화생이 발생한 것이다. 남산도 북악산과 다름이 없다. 그곳에도 아카시아형화생이 진행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 애국가 가사 중 남산 위에 저 소나무는 남산 위에 저 아카시아로 바꿔야 한다는 사설이 조선일보에 실릴 것이다.



P 건강지킴이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