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9차를 끝내고...
지난 주 목요일(11월5일)
냠편이 병원 입원하여 항암주사를 맞은 후
위내시경과 씨티촬영을 하였습니다.
항암주사를 한번씩 맞을 때마다
일주일여 동안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남편의
탈진되고 고갈된 몸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각종 신선한 야채와 과일, 저지방 고단백식품,
기능성 면역증강식품(알로에, 홍삼, 프로폴리스 등) 으로
식이에 온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9차까지 오는 동안
백혈구수치가 떨어져 항암주시를 맞지 못하는 일은
다행히도 발생하지 않았어요.
남편 또한 독한 함암제를 맞으면서도
여전히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단전호흡을 일주일에 평균 세번이상을 해왔어요.
토요일에는 저와 함께 산행,
주일에는 성당에 교리와 미사를
다니며 몸과 마음을 다스려왔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드디어 영세를 받게 되지요.
냠편의 영세명을 미리 말하면 '다니엘'이랍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로와 사랑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그들의 기도와 염려, 관심과 배려로
우리부부는 아프기 이전보다
오히려 더욱 깊고 따뜻한 가슴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때로는 죽음의 그림자가 덮쳐누르는 것 같아
잠을 못이루며 두려움과 불안에 떨면서도
아침에 일어나 아침햇살을 받으면
하루하루가 늘 새롭고 놀라운 기적이 되는
생생하고 활짝 깨인 각성상태에 머무는 시간들이었지요.
두려움과 긴장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저는 대학에서 심리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지만
새로 시작한 공부에 열정을 쏟기에는
모든 상황이 역부족이라 도중에 그만둘까 몇번이나
망설였지만 중간고사도 무사히 치른 요즘
그런대로 잘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더 이상 시험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나를 경험하고 있으며
그 대신 다른 사람들을 더욱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품을 수 있는 마음의 키는 훌쩍 더 자란 것 같 같아요.
그동안 작은 아들은 군대(카츄샤)가고
큰 아들은 여전히 사법연수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답니다.
이제 큰집에 우리 부부만 남아
서로 의지하고 보살피면서 살아가고 있네요.
9차 함암 후 검사 결과는 아주 좋습니다.
내시경 결과 위도 깨끗하고
암재발의 어떤 기미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씨티결과를 통보받았습니다
이제 12월에 마지막 한번이 남아있습니다.
나름대로 행복하네요.
살아가는 일에 자신감도 생기고,
삶에 대한 무거움도 많이 가벼워진 것 같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도 많이 벗어났답니다.
문득 생각나는대로 가감없이 저의 요즘상황을 올려봅니다.
아름다운 에세이스트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